정현지- xx에게서 도망치기, 환기권
xx에게서 도망치기, 2021,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9’ 24”
환기권, 2021,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 55”
작가노트
부모님과 함께 사는 내 집이 나에게 편한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집에 누군가가 있으면
방 밖을 전혀 나가지 않으며 집에 혼자 있더라도 굳이 방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거실, 화장실 등 가족과 사용하는 공용 공간은 나의 공간이 되지 못한다고 느낀다. 스스로
가족을 가족이지만 서로 편한 존재는 아니고 하우스메이트 이상으로는 생각할 수가 없다. 집에 있는 게
갇힌 것처럼 느껴지고 숨이 막히기도 한다. 경제력이 없는 피부양자는 주체가 아닌 객체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친구들의 자취방이 더 편하다고 느끼곤 하지만 친구들의 집은 내 집이 아니며 친구들이 임대한
공간일 뿐이다.
집은 단순히 쉬는 장소가 아닌 그곳에 사는 사람의 생활, 습관이 묻어나는 곳이며 경제력까지
보여지는 공간이다. 나의 집보다 편한 남의 집에서 묵으며 자신의 집,
가족,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며 더 나아가 도시에서의 “집”, “가족”의 의미를 알아본다.
그것을 “말”함으로써 털어내고, 집, 가족을 불편해하는 누군가에게 가족으로부터 뛰쳐나와도 괜찮고
싫은 걸 싫다고 말해도 괜찮다고 전한다. 머뭇거리지 않고 확 뱉어 버리면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도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이것을 뱉어 버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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